[화담일보=윤채원기자]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의 연임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슈머는 재선출을 자신했지만, 새로 상원에 입성하는 민주당 당선인 최소 7명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거나 지지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다.
알자지라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슈머는 4일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다수당 원내대표로 다시 선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지도부 선거에서 연임하려면 54∼56명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상원 의원단의 단순 과반 지지가 필요하다. 75세인 슈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일리노이의 줄리아나 스트래튼 당선인 측 대변인은 슈머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캔자스의 애덤 해밀턴 당선인도 지난 9월 CNN에 같은 입장을 전했다. 메인의 트로이 잭슨 당선인은 2일 슈머에게 다른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시간의 압둘 엘사예드 당선인은 5일 CNN 인터뷰에서 메릴랜드주 상원의원 크리스 밴홀런을 원내대표로 지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미네소타의 페기 플래너건 당선인은 4일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했고, 뉴햄프셔의 크리스 패퍼스 당선인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상원의 새로운 세대 지도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텍사스의 제임스 탈라리코 당선인은 워싱턴에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당선 뒤에는 지지를 결정하기 전에 슈머의 상원 운영 구상을 듣고 싶다는 입장을 보였다.
잭슨은 슈머가 노동계층 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플래너건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과 2028년을 향해 민주당을 이끌 진보적 지도자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슈머가 미시간 민주당 경선에서 엘사예드의 경쟁자였던 헤일리 스티븐스를 지지한 전력도 있다.
최초의 유대인 상원 원내대표인 슈머는 당내 문화·외교정책 논쟁의 중심에도 서 왔다. 지난 2월 온라인에 공개된 발언에서 그는 뉴욕의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핵심 임무 중 하나가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지도 아래 동맹국 이스라엘에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은 안보 지원을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의회 대응을 둘러싼 불만도 남아 있다. 슈머는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의 인준을 막는 데 충분히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연방정부 셧다운 당시에는 별다른 반대급부 없이 연방기관 운영을 재개하는 공화당 법안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당내 반발을 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의료보험 보조금 등 민주당의 주요 과제를 포기한 ‘굴복’이라고 비판했고, 미시간의 라시다 틀라이브 하원의원은 슈머가 원내대표에서 물러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머는 4일 새 상원 운영 계획으로 트럼프 행정부 조사, 대통령 의제에 대한 대응, 트럼프의 이란 전쟁 종식을 제시했다. 그러나 밴홀런은 최근 블룸버그에 민주당이 과감한 의제에 대한 약속 없이 슈머 지지를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지아에서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한 존 오소프 상원의원의 선거운동 고위 참모도 선거 전 알자지라에 오소프의 슈머 지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 참모는 답이 없다며 가상 시나리오를 따지는 일은 나중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다음 주 워싱턴에 복귀하면 유권자와 민주당 성향 단체들의 대안 후보 지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알자지라는 내다봤다. 진보 성향 단체 인디비저블은 선거 뒤 지도부 교체를 요구한 데 이어 5일 슈머 반대 이유를 담은 메모를 공개했다. 이 단체는 새 당선인을 포함해 민주당 상원의원을 둔 모든 유권자가 슈머의 단독 추대 대신 경쟁 선거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중의 행동 요구에 걸맞게 싸울 의지가 없는 인사는 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며 차기 지도자 선출을 열린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슈머 측에 이러한 우려에 어떻게 대응할지, 불만을 가진 민주당 인사들과 대화하고 있는지 물었으나 보도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반면 뉴저지의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슈머를 지지하는 쪽에 섰다. 부커는 4일 ABC에 슈머의 중간선거 지휘를 높이 평가하며 민주당이 역사적인 선거 승리를 거둔 데 대한 그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논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슈머는 4일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이번 선거는 자신이 아니라 미국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