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최준호 보이지벤처스 대표(오른쪽)와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왼쪽).(사진=보이지벤처스 제공)
실험실에서 확보한 기술이 매장 진열대에 오르는 상품이 되기까지는 대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보이지벤처스(대표 최준호)는 그 거리를 좁혀 온 과정을 발표해 지난 29일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치러진 '2026 창업오디션'의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과 함께 받은 상은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이다. 회사가 이 무대에서 내놓은 사업 아이템은 커피 향미 분자 설계 기술로 만든 제로카페인 대체커피, 그리고 이를 카페에 납품하는 B2B 모델이었다.
■ 발표의 두 축, 상용화와 공급체계
회사 측이 꼽은 발표의 핵심은 두 갈래다. 먼저 앞서 쌓아 둔 원천기술을 전문 바리스타가 실제 영업 현장에서 판매용 음료를 만들 때 쓸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했다는 점이고, 다음은 그 상품을 카페에 꾸준히 대 줄 수 있는 B2B 공급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B2B 공급체계를 갖췄다는 것은 제품을 한 번 만들어 보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 매장이 같은 품질의 원료를 반복해서 받아 쓸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메뉴에 올린 음료를 끊김 없이 내야 하는 카페에 공급의 안정성은 맛만큼이나 중요한 조건이다. 대회 발표에서 공급체계가 상용화와 나란히 핵심으로 꼽힌 것도 그래서다.
타리(TARI)는 이렇게 탄생한 제로카페인 대체커피 브랜드다. 카페 매장용으로 개발돼 아메리카노와 라떼 등에 쓸 수 있고 디카페인 전용 머신 없이도 만들 수 있으며, 회사 측에 따르면 잔당 원료비는 기존 디카페인 원두보다 약 40~60% 낮다.
여러 매장에 같은 원료를 보내려면 맛이 일정해야 하고 보관 기간도 넉넉해야 하며, 로스터리나 프랜차이즈처럼 여러 곳에 원료를 나눠 보내는 거래처를 상대할 때는 더욱 그렇다.
타리는 표준화된 배합으로 매장 간 편차를 줄이고 소비기한을 18개월로 확보해, 공급 구조를 받쳐 줄 제품 조건을 함께 갖췄다.
기술의 바탕은 로스팅 중에 커피 특유의 향미 분자가 생기도록 원료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보리·치커리 기반 대체커피에 남던 곡물 향과 부족한 바디감을 줄이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이 원천기술이 매장에서 쓰는 원료로 구현되면서 연구 성과가 비로소 상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카페 운영 경험이 제품으로
기술을 상품으로 옮기는 과정에는 최준호 대표가 카페를 운영하며 겪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디카페인 메뉴의 원가와 설비, 재고 관리 부담을 짚은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연구해 온 향미 설계 기술을 실제 카페 환경에 맞게 최적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은 회사에 두 번째 장관상이다. 보이지벤처스는 지난해 '2025 산학연협력 EXPO'에서 최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는 제로카페인 대체커피의 상용화 성과로 다시 한번 이름을 올렸다.
■ 개인카페부터 프랜차이즈까지
공급 범위는 단계적으로 넓혀 간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현재 로스터리를 거친 간접 공급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키우고 있으며, 개인카페 직접 판매와 프랜차이즈 납품 등으로 거래처의 폭을 넓히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바리스타가 기존 메뉴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대체커피로 카페에 새로운 무카페인 메뉴 선택지를 제공하고, 개인카페와 로스터리, 프랜차이즈까지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장관상이 연구 성과를 제품으로 바꾼 데 대한 평가라면, 다음 과제는 제로카페인 대체커피를 실제로 더 많은 카페의 메뉴판에 올리는 일이다. 공급망이 넓어지는 속도에 따라 이 제품을 만나는 매장의 수도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