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와 예술가곡은 성악가가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음악적 표현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오페라가 무대 위 인물의 갈등과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예술가곡은 시의 언어와 선율을 결합해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테너 최원혁이 오는 11월 14일 오후 7시 경기도 광주시문화예술의전당 맹사성홀에서 개최하는 리사이틀 'Dramatic Tenor Series II – Songs of Becoming'은 이러한 예술가곡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공연이다.
이번 무대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이어지는 〈Romantic & Verismo〉 드라마틱 테너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공연이다. 지난 7월 서울 영산아트홀에서 열린 첫 번째 공연 'Beginning'이 낭만주의와 베리즈모 오페라 아리아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이번에는 유럽 4개국의 예술가곡을 통해 성악가의 또 다른 음악적 표현을 선보인다.
낭만주의 음악은 개인의 감정과 상상력, 문학적 표현을 중요하게 다뤘다. 19세기 유럽에서 발전한 예술가곡 역시 시와 음악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며 성악 레퍼토리의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베리즈모 오페라는 현실적인 인물과 사건, 인간의 갈등과 격정적인 감정 표현을 특징으로 한다. 두 음악적 흐름은 표현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인간의 감정을 음악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최원혁의 〈Romantic & Verismo〉 프로젝트는 이러한 음악적 특성을 세 차례의 공연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기획이다.

두 번째 공연의 제목인 'Songs of Becoming'은 변화하고 형성되어 가는 존재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바리톤에서 테너로 음역을 전환한 최원혁의 이력과도 연결되는 제목이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사와 전문사 과정을 마친 뒤 폴란드 국립 프레데리크 쇼팽 음악대학교에서 예술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자신의 음역 전환 경험을 연구로 발전시킨 이력을 갖고 있으며, 폴란드 제20회 Wielki Turniej Tenorów에서 1위와 특별상, 오케스트라상을 수상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오페라 《Faust》의 주역 파우스트로 데뷔한 이후에는 《Il trovatore》 등 오페라 작품에 출연하며 무대 경험을 쌓았다.
그동안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해 온 최원혁이 이번 공연에서 선택한 예술가곡은 극적인 성악 표현과는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가곡에서는 시어의 의미와 발음, 문장의 호흡, 피아노 반주와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선율이라도 언어의 강세와 문학적 맥락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여러 국가의 가곡을 하나의 공연에서 다룰 경우 각 언어와 작곡가의 음악적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박유진이 참여한다. 예술가곡에서 피아노는 성악 선율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작품의 분위기와 정서적 흐름을 형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황득희 예술감독은 공연의 기획과 구성을 총괄한다.
최원혁의 드라마틱 테너 3부작은 2027년 세 번째 공연 'Awakening'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첫 공연의 오페라 아리아와 두 번째 공연의 예술가곡을 거쳐 마지막 무대에서 어떤 음악적 구성을 선보일지 관심이 이어진다.
공연은 디온(DION MUSIC)이 주최·주관하고 롯데장학재단과 칸토리움(CANTORIUM)이 후원한다.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약 90분이며, 전석 3만 원으로 NOL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