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코리아=이거룩 기자] 16년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아 온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지구 중복지적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고양시와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 한국농어촌공사, 주민대표 간 조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5,159세대에 달하는 하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의 오랜 숙원이 해소될 가능성이 열렸다.
고양특례시는 지난 3일 일산서구청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중복지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조정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서에 민경선 고양특례시장과 주민대표, 한국농어촌공사,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 관계자들이 직접 서명하며 최종 조정 합의를 이뤘다.
현장에는 정일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김영환 국회의원, 이윤승 경기도의원, 김학영·김수진 고양시의원, 김우상 한국농어촌공사 기반사업이사, 심병욱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장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1982년 지적분할 오류가 주민 재산권 발목
이번 문제는 덕이동 산92-32번지 일원에서 발생한 행정상 중복지적 오류가 발단이다.
1982년 지적분할 당시 임야도 정리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했고, 이후 주택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착오가 겹치면서 한국농어촌공사 소유 구거와 사유지가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5,159세대 주민들은 대지권 미등기 등 재산권 행사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단순한 지적공부상의 오류가 수천 세대의 재산권 문제로 확대되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행정적 부담이 장기간 이어진 셈이다.
10차례 넘는 현장점검과 실무협의… 권익위 조정으로 돌파구
고양시는 올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이 접수된 이후 10차례 이상의 현장점검과 실무협의를 진행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취임 이후 관련 부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중복지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지역 국회의원 및 경기도의원과의 정책·간담회에서도 해당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다루며 해결 의지를 나타냈다.
김영환 국회의원 역시 올해 3월부터 국토교통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해결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 직권정정 가능성을 질의하고 회신을 받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9월 일산서구청에서 위원장 주관 현장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번 최종 조정회의를 통해 관계기관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보상금 고양시 70%·조합 30% 부담… 소송 장기화 부담 줄인다
이번 조정 합의의 핵심은 중복지적 문제 해소에 필요한 보상금 지급과 지적공부 정리를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조정서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와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이 각각 추천하는 감정평가기관 2곳이 산정한 감정가의 산술평균액을 기준으로 합의보상금을 확정한다.
확정된 보상금은 고양시가 70%,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이 30%를 각각 부담해 한국농어촌공사에 지급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과거 지적소관청의 과실 책임과 시 재정 보호라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상금 분담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주민들의 재산권 제약이 지속될 뿐 아니라 소송비용과 지연손해금 등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조정 수용의 배경으로 꼽았다.
이번 합의는 장기간 이어진 갈등을 소송으로만 해결하기보다 관계기관 간 협의를 통해 주민 피해와 행정적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1월 중 지적 정정 추진… 주민 재산권 회복 기대
고양시는 조정서 체결 직후 지적공부 정리가 가능하도록 한국국토정보공사(LX) 고양시지사와 사전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시는 11월 중 등록사항 정정 및 말소 절차를 진행해 중복지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조정 합의에 따른 보상금 확정과 지급, 지적공부 정정 등 후속 절차가 실제로 마무리돼야 주민들의 재산권 제약도 실질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이번 권익위 최종 조정을 통해 덕이구역 5,159세대 주민들께서 오랜 기간 겪어오신 재산권 제약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해결책을 찾는 민생 중심의 적극행정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16년간 이어진 덕이지구 중복지적 문제는 이제 관계기관의 조정 합의를 넘어 실제 지적 정정과 주민 재산권 회복이라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행정 오류로 비롯된 주민 불편을 얼마나 신속하고 완전하게 해소할 수 있을지 후속 절차에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