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장서안기자] 그린란드 의회가 3일 미국·덴마크와의 3자 안보·군사 접근 협정을 비준했다. DW에 따르면 협정은 그린란드에 미군 기지 두 곳을 새로 설치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체계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덴마크 의회의 비준이 남아 있어 이번 의회 승인만으로 협정이 발효되는 것은 아니다.
협정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광물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에서 미국의 군사 주둔을 확대할 길을 열었다. 동시에 그린란드를 덴마크 관할 아래 두고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군사 접근 범위를 넓히면서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지위와 주민의 권리를 협정에 함께 담은 것이다.
이번 합의는 수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마련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 계기에 협정에 서명했다. 그린란드 의원 다수는 지난달 첫 토론 때부터 협정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외무장관은 수도 누크에서 표결을 앞두고 비준을 환영했다. 그는 “평화와 안정을 더는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독립을 지지하는 날레라크당의 펠레 브로베르 대표는 그린란드가 얻는 실익에 의문을 제기했다. 브로베르 대표는 독립국이 됐을 때도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협정을 원한다며, 이번 협정에서는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덴마크 의회는 11월 두 차례에 걸쳐 관련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표결은 11월 19일 코펜하겐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협정은 덴마크 의회의 비준을 거친 뒤 발효된다. 그린란드 의회의 찬성에 이어 덴마크의 의회 절차가 후속 일정으로 남아 있다.
협상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부터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군사력을 사용하거나 유럽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덴마크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그린란드를 충분히 방어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거론한 위협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압박은 미국과 덴마크의 관계를 훼손하고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도 불안을 안겼다.
긴장은 1월 21일 다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회동한 뒤 완화됐다. 두 사람은 미국의 그린란드 방위 접근 확대를 허용하는 합의 구상을 발표했고, 이는 이후 9월 서명한 협정으로 이어졌다. 덴마크는 미군 주둔 확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라는 요구는 거부해 왔다.
미국은 이미 1951년 협정에 따라 그린란드에서 상당한 군사 활동의 자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후 수년에 걸쳐 주둔 규모를 자발적으로 줄였으며, 현재 남아 있는 시설은 북서부의 피투피크 우주기지다. 이 기지는 미사일 방어와 레이더 감시에 사용되고 있다.


